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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우정선행상

대상상록야학

본상강봉희

본상김정심

본상손으로 하나되어

특별상윤정희

9월 19일, 제23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이 진행되었다. 소외된 이웃들을 먼저 돌아보고 봉사를 통해 세상을 밝히고 있는 수상자들의 따듯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스물세 번째 우정선행상 시상식

오운문화재단은 매년 우정선행상 시상식을 개최하여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선행을 실천해 온 봉사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스물세 번째 시상식은 작년에 이어 코오롱 One&Only타워에서 진행되었고, 《살맛나는 세상》 책자를 통해 발굴하거나 사회복지기관 등으로부터 추천된 사례 중 대상 1개 단체, 본상 3명(단체)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손봉호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김학준 인천대학교 이사장, 손 숙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목영준 김앤장 법률사무소 사회공헌위원장, 은희곤 평화드림포럼 대표, 정목 작은사랑 아픈 어린이 돕기 대표가 수상자 선정을 위한 심사에 참여했다.

축제의 서막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올해의 수상자들과 가족들, 동료 봉사자들이 코오롱 One&Only타워 2층 다목적홀에 모이기 시작하였고, 시상식장 외부에 설치된 수상자별 공적 내용이 담긴 포토월에서 사진을 찍으며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오전 11시, 사회자의 멘트로 올해의 시상식이 시작되었다.
내빈 소개에 이어 ‘살맛나는 세상’ 캠페인과 그 일환으로 탄생한 우정선행상에 대한 소개가 영상으로 상영되었다. 기존 우정선행상 수상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캠페인과 우정선행상의 의미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정목 심사위원의 올해 심사에 대한 경과보고에 이어 이날의 주인공인 수상자들에 대한 시상이 진행되었다.

영광스러운 얼굴들

첫 번째는 특별상 시상이었다. 기존 수상자들 가운데 꾸준한 활동으로 귀감이 되는 이들을 격려하는 우정선행상만의 ‘특별한’ 부문이다. 올해는 제8회 우정선행상 대상을 수상했던 윤정희 씨가 또 한 번의 영광을 안았다. 2008년 수상 당시 다섯 명의 아이를 공개입양하여 가족이 되어주었던 그는 수상 이후 여섯 명을 더 입양하였고, 가족이 함께 봉사를 하며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윤정희 씨는 수상소감을 통해 “15년 전 수상 후 더 많은 아이들이 가정을 찾아가는 축복 같은 일들이 일어났고, 이를 통해 일상의 삶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를 알게 됐다”며, “우정선행상을 만나고 지속적으로 인연을 이어오면서 대상 수상자로서 그에 걸맞는 삶을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 인생을 더 멋지게 살아가겠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본상 시상이 이어졌다. 연고 없는 고인들의 마지막을 지켜온 장례지도사 강봉희 씨, 온갖 질병과 사투하며 42년간 이·미용 봉사를 이어온 김정심 씨, 수어 통역으로 청각장애인과 그 가족의 소통을 돕고 있는 봉사 동아리 ‘손으로 하나되어’가 그 주인공이었다. 시상에 앞서 수상자들의 활동 모습이 영상으로 소개됐다. 강봉희 씨는 “마지막 잠이 들 때까지 봉사하라고 주신 상이라고 생각하며 세상을 서로 안고 웃으면서 삶의 마지막을 가고 싶다”라는 수상소감을 전했다. 김정심 씨는 42년간의 봉사활동을 지지하고 응원해준 가족들에게 감사를 표현하면서 “봉사가 남을 도와주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되로 주고 말로 받아오는 신기한 마법 같은 일이다”라며 “자신의 재능을 조금이라도 나눠 개인에게는 커다란 행복이 되고 세상은 살맛나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손으로 하나되어를 대표하여 수상한 송남숙 회장은 수어 통역과 함께 “그동안 활동한 20년을 보람으로, 선물로 받은 것 같다.”, “그동안 함께해온 CODA(Children Of Deaf Adults, 청각장애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비장애인 자녀) 친구들이 꼭 필요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라며 단원들을 비롯하여 청각장애인 가정, 어르신들과도 기쁨을 함께 나누겠다고 말했다.

영광의 대상은 제때 배우지 못한 이들의 47년 배움터 ‘상록야학’이 수상했다. 작년 10월 영면한 故 박학선 교장이 1976년 설립한 상록야학에서는 50대부터 80대까지 10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못다 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40여 명의 교사들이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초등학교~고등학교 과정, 시민학교인 ‘열린강좌’를 운영하고, 학교에 다녔더라면 누릴 수 있었던 추억들을 늦게라도 쌓을 수 있도록 체육대회, 수학여행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상록야학을 대표해 한윤자 교장(故 박학선 교장의 아내)과 황기연 교무부장이 수상했는데, 한윤자 교장은 “어려운 이웃들을 보며 배움의 기회를 열어주고자 한 고인의 모습이 떠오른다”며, “앞으로도 故 박학선 교장이 가장 소중하고 귀하게 생각했던 배움의 터전이 잘 이어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는 수상소감을 전했고, 이어 황기연 교무부장은 “상록야학은 ‘빛과 소금’에서 ‘소금’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상에 대한 보답으로 ‘살맛나는 세상’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축하와 감사, 그리고 감동

손봉호 심사위원장은 “수상자들이 우리 사회를 정의롭게 만드는 데 크게 공헌하고 있다”며 축하와 감사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축하 말씀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작년 제22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에서 본상을 수상한 국악인 한홍수 씨가 시각장애인 소리꾼 김지연 씨와 축하공연을 펼쳤다. 한홍수 씨는 소아마비로 장애가 있음에도 20년간 장애인 국악 교육과 공연을 펼쳐왔는데, 이날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을 관현맹인전통예술단원인 김지연 씨와 함께 선보였다. 심청가의 스토리와 시각장애인의 판소리 울림이 객석을 숙연하게 하였고,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오운문화재단 이웅열 이사장은 올해의 수상자들에게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걸어오신 길에 경의를 표하며 앞으로의 여정에 우정선행상이 새로운 원동력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축하와 격려를 보냈다.

수상자들을 통해 나눔이란 타인을 위하는 일이지만 결국에는 자신을 위한 일이라는 것을 현장에 모인 모두가 느낄 수 있었다. ‘살맛나는 세상’을 위한 수상자들의 지금까지와 앞으로의 여정에 다시 한번 축하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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